‘K-Number’ 723915의 미오카 밀러는 가족을 찾기 위해 2008년부터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.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. 1974년 길에서 발견되어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는 고아가 아니며 버림받은 적도 없는데 왜 미국으로 보내졌을까. <K-Number>는 입양 간 아이들에게 붙는 개별번호를 의미하는 ‘K-Number’를 제목으로 삼고, 해외입양인 뿌리 찾기 모임인 ‘배냇’과 함께 미오카의 엄마 찾기 과정을 뒤따른다. 홀트아동복지회부터 기록원, 주민센터 등 온갖 기관을 찾아가고 전문가의 진술을 듣고 숱한 자료를 열어본다. 그렇게 실체를 드러낸 ‘홈쇼핑 아기’, ‘국가차원의 인신매매’, ‘불우아동 대청소’라 불리는 부조리한 진실. 그 진실과 대면하는 지난한 과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. 조세영의 카메라는 무섭도록 집요하게 진실을 파고들면서도 우리 사회의 미오카들 곁에 오래 머무른다.